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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이야기
삼십대 중반쯤 되는 부인이 허리가 몹시 아팠다. 여러 병원에 다녔지만 확실한 변명을 알 수 없다고 했다. 안정을 필요로 한다. 또는 신경성이니 하는 말만 듣고 약을 먹었지만 별 효험이 업었다.
그러던 중 용한 무당이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다. 무당은, 낙태시킨 아기의 혼이 엄마의 허리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허리가 늘 아프다고 했다. 낙태아의 혼이 엄마의 허리에 매달려 애절하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다. 무당은, 낙태아가 엄마의 사랑을 한 번만이라도 받기 원하고 있으니 굿을 하여 그 원을 풀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당이 시키는 대로 여러 가지 준비를 마치고 낙태아를 위해 굿을 올렸더니 신통하게 허리가 나았다고 한다.
꿈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자꾸 나타나 온몸이 괴롭다는 표정을 짓고는 사라졌다. 한두 번임변 그저 마음 언짢게 여기고 말겠는데, 수시로 꿈에 나타나기에 가족들과 친지들에게 실토하게 되었다.
모두들 산소 자리에 대하여 의구심을 품고 의논하였다. 결국 이장하기로 결정되어, 묘를 파 보니 지하수의 영향으로 시신이 일그러져 있었다. 좋은 자리를 택하여 정성스럽게 이장하였다. 그 후 다시는 꿈에 아버지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브라질의 기인 아리고는 심령학계에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1차 세계대전 중에 전사한 의사의 혼령을 꿈에 만났다. 그리고 수많은 환자들을 과도로 수술하여 단시간 안에 고쳐 주었다. 교회에서는 심령치료를 악마의 소행으로 여겨, 아리고는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의사들이 직접 확인까지 하였다. 아리고의 심령치료는 누구나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가 죽은 후 미국 의사 브하리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치료사가 죽었다고 비통하게 여기면서, 모든 공직과 직업을 버리고 심령치료 연구에만 몰두하였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도 왔던 유리겔라는 자신의 초능력으로 숟가락을 부러뜨리고, 시계 바늘을 되돌려 놓기도 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혼령과 대화를 하면서 그들의 뜻을 알기도 하고 또한 신비스러운 힘을 보여 주기도 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심령과학이 세계적으로 새로운 학문 분야로 나타나면서, 구 소련의 경우에는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말도 들었다.
나뭇가지나 금속성 추를 이용하여 지하수를 알아내는 신통력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한편 지하수의 흐름을 보면서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어떤 파장이 있지 않을까 하고 연구를 하는 물리학자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상식으로 그리고 경험과 과학으로 파악하고 수용하면서, 원리 원칙과 이치를 따지면서 살아가고 있다. 특히 서양에서 공부한 사람들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틀에 철저하게 매여 있다. 비과학적인 것은 무조건 부인하거나 그 가치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인간의 좁은 두뇌로는 풀 수 없는 기이한 사건들이 알게 모르게 수없이 나타나고 있다. 어떤 신기한 현상들은 과학적인 해결의 접근을 보게 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과학적인 지식으로 풀 수 없는 신비스러운 일들이 정말 많다.
이 세상은 신비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신비는 신비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 현미경으로 볼 수 없다. 현미경이나 계기로 모든 것을 측정하고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는 신비로운 것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초자연이나 영혼이니 신앙이니 하는 것도 현미경의 대상이 된다면 우리가 설 땅은 어디일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온 우주가 신비스러움 안에 깊이 잠겨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우리안에 그리고 우리 주위에 충만해 있는 신비를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는 없을까? 식물들이 상호 교신하는 방법, 혼령의 세계와 이 세상의 관계, 온갖 음향들을 감지할 수 있는 법,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까지 이르는 길, 태아들의 특이한 인식 활동 등등에 대하여 깊은 관심과 함께 연구해 보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심령학이나 초능력에 대한 책이라면 무조건 구입하여 탐독하였다.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인식하려는 사람에게는 허무맹랑하고 가소로운 일일 것이다.
참으로 재미있는 현상은, 학문을 한다는 사람들은 각종 심령 현상이나 초능력자를 가소롭게 여긴다는 사실과 동시에 심령학에 깊은 조예를 가진 사람들은 학문이나 과학에 얽매인 사람들을 가련하게 본다는 사실이다. 서로 어리석게 보고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잊을 수 없는 어느 심령학자의 멋진 표현이 문득 생각난다. 연구발표를 시작하면서 그는 먼저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보고 따지는, 그 과학이란 미신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에게 도저히 이해될 수 없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우리는……."
여기서 과학에 대한 맹신의 자세를 아예 미신이라고 표현한 저의는, 과학적인 사고만을 절대시 여기는 자들이 초능력 현상을 미신이라고 몰아붙이는 데 대한 반발(?)로 여겨야 할 것 같다. 아무튼 재미있는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초능력 현상 또는 심령 현상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 할 말이 없다. 어느 정도라도 심령 현상을 인정하는 사람을 위해, 아래와 같이 간략하게 구분해 본다.
자의적인 초능력을 호흡이나 정신 활동의 신비를 깨달으면서 스스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신 통일에 노력함으로써 얻어지는 초능력을 말한다. 이는 각종 수련에 의해 이루어진다.
타의적인 초능력은, 자신의 노력은 전혀 없는데 4차원의 어떤 힘에 의해 발휘되는 초능력을 말한다. 여기서 구분할 문제는, 악령이나 악마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인지 또는 선령이나 천사의 힘으로 나타나는 것인지를 따지는 일로서, 이는 미신이냐 미신이 아니냐 하는 판단의 기준이 되는 매우 중요하고 또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나타나는 초능력은 자신의 노력과 함께 4차원 이상의 어떤 힘과 합하여 이루어지는 초능력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초능력이나 심령 현상들의 상식과 과학을 초월하고 있으므로 정확한 표현이나 연구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초능력에 대한 책마다 표현을 달리하거나 연구 방법을 새롭게 내세우기도 한다.
이 세상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신비로 가득 차 있다. 그 이유는 이 세상과 초자연적인 세계가, 즉 이승과 저승이 완전히 분리되어 동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곧 초자연적인 큰 세계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표현이 되겠지만, 이승과 저승은 뒤범벅 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뒤범벅되어 있다고 하여 질서나 조화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뒤범벅되어 있는데도 이승과 저승이 멋지게 어우러져 있으므로 창조주의 절묘한 기술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죽음의 문턱을 넘어서면 곧 저승이다. 숨이 끊어지면 즉각 저승에 간다. 저승은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다. 저승이 멀다고 여기는 사람은 죽기가 그만큼 어렵고, 저승은 이승을 안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에게는 죽음이란 그리 무서운 것이 아니다. 이승이든 저승이든 그것은 모두 하느님의 품이기 때문이다. 저승이 이승을 껴안고 있다면 혼령들은 우리와 함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는 혼령들을 볼 수 없지만, 저승의 혼령들은 우리를 언제든 보고 있다.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늘 함께 있다.
이 세상을 떠난 부모나 친구가 항상 우리와 함께 있다고, 또 유산이나 낙태로 죽은 아기 혼령들도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그 혼령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우리가 혼령들을 위해 무엇을 도와 줄 수 있을까? 혼령들과 우리 사이에 상호 교신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혼령들이 우리를 도와 주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
생각할수록 미묘하고 재미있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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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열거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인정하든지 또는 부정하든지 그것은 독자에게 맡긴다. 오로지 이런 저런 현상들이나 이야기들이 우리 주위에 있다는 것을 예시로 밝혔을 뿐이다. 이 책의 내용들을 천주교 교리에 어긋나지 않게 이해하면서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를 게을리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