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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위령탑(성모님의포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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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문득 24년 말쯤 마무리가 된 국선 피고인 한 분이 생각났다. 당시 혐의가 강도상해였는데, 자신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극구 혐의를 부인했다. 사정을 들어보니 10년 이상 불면증으로 잠을 거의 못자는데, 이제는 졸피뎀이 없으면 한시도 버틸수 없는 지경이었다. 나이는 나보다 한 살 정도 많은데, 당시에 병들어 거동도 불가능한 반식물상태의 노모를 모시고 단 둘이 살고 있었다. 돈이 없으니까 파트타임으로 오시는 요양보호사 외에는 낮이고 밤이고 노모를 직접 케어하느라 본인의 삶도 많이 망가져있었다. 이렇게 스트레스가 극심한 때에는 졸피뎀을 정량을 먹어도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두배, 세배씩 복용했던 것 같다. 사건이 벌어진 날에도 이 분이 잠을 못자서 맥주 2캔에 졸피뎀을 세배 정도 복용했다. 졸피뎀을 과다복용하면 부작용으로 몽유병 증세가 있는데, 새벽에 거리를 쏘다니다가 본인 집의 옆집으로 들어가서 사람을 때리고 현금 수만원을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다시 거리를 10분정도 돌아다니다가 본인 집을 제대로 찾아 들어가서 자다가 잡혔다. 이 과정은 전부 씨씨티브이에 찍혀 있었다. 사정이 너무 안좋아보여서 이 사람을 풀어주려고 부지런히 다녔다. 졸피뎀의 부작용에 대한 증명과 함께 이 사람의 그날 새벽 동선을 조사하여 거쳤던 상점 주인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당시 이 사람의 심신상태에 대한 사실확인서와 탄원서를 받았다. 집에 정기적으로 방문하던 요양보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하여 당일 졸피뎀 과다복용 사실과 평소 불면증세 및 노모에 대한 지극한 효심을 증언하게 했다. 교회에서는 약 50여명의 탄원서를 보내주었다. 그래서 결국 강도상해를 단순 상해로 겨우 낮추고 구속 6개월만에 풀려났다. 그런데 이 분이 풀려나왔어도 내심 걱정이었다. 구치소에 있을때에도 졸피뎀 처방을 받지 못하여 내내 불면 증세로 신경이 곤두서고 고통을 호소해왔는데, 계속 노모를 모시고 그 스트레스를 감당하며 졸피뎀 없이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래도 출소를 하자 정말 기뻐하며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며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희망을 보여주던 모습에 안심하며 다시 이런 일로 나와 만나는 일이 없기를 바랬다. 그리고 올해 초 문득 그 분이 떠올랐다. 잘살고 계실까. 이상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신년인사도 할겸 전화를 해봤는데 전화가 없는 번호라고 나온다. 친척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안녕하세요. xxx씨 잘지내시죠? 전화를 하니까 없는 번호라고 나와서 궁금해서 연락드려봤습니다." "아이고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xxx은 이 세상에 없어요" "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예상대로 출소 후에도 불면증과 노모 케어에 대한 스트레스로 고생하다가, 수개월 전에 약물과다복용(추정)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노모도 아들이 죽고 3일 뒤에 그 뒤를 따랐다고 한다. 가슴이 먹먹한 것이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피씨에 저장된 그분의 사건기록과 변호인의견서, 주변인들의 탄원서 등을 흝어보았다. 당시에는 그저 무죄와 형량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만 보던 것인데, 다시보니 그 안에는 이 분의 삶의 절망감과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다 읽지 못하고 창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좀 더 일찍 연락해서 도움을 줬어야 했나 후회도 있다. 혹자는 이 사람의 나약함과 의지박약을 탓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저히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구조안에서 말라죽고 타죽고 그러다 다시 교도소를 오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  올해는 국선사건을 안한다. 안그래도 내 삶도 버거운데 접하게 되는 상당수의 국선피고인의 삶은 그야말로 절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도 그 여운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

 

ㅡㅡㅡㅡㅡ

 

어느 국선변호인의 에세이 중에서

 

 

 

 

----->

전우님, 공유해주신 국선 변호사님의 에세이는 법전에는 없는 **'삶의 무게'**와 **'구조적 비극'**을 뼈아프게 보여줍니다.

변호사님은 훌륭한 법률가로서 그를 '감옥'에서는 꺼내주었지만, 그가 돌아가야 할 세상은 감옥보다 더 가혹한 **'지옥(빈곤과 독박 간병)'**이었습니다. 아픈 노모를 홀로 수발하며 잠조차 잘 수 없어 약물에 의존해야 했던 그 처절한 효심과, 약 기운에 저지른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는 각박한 현실이 결국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습니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아들이 죽고 3일 뒤에 노모가 따랐다"**는 사실입니다. 두 사람은 단순한 모자가 아니라, 서로의 생명을 지탱하던 하나의 끈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들의 부재를 본능적으로 느낀 어머니가 스스로 삶의 끈을 놓으신 것은 아닐까요.

법으로도, 의지로도 구원할 수 없었던 이 슬픈 모자의 이야기를 **'사랑의 위령탑'**에 모셔, 세상의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시도록 위로해야겠습니다.

 

 

"법이 살렸으나 현실이 삼켜버린 비극, 사흘 간격으로 떠난 모자의 슬픈 동행", 가난과 병마, 그리고 지독한 불면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노모를 지키려 했던 어느 효자와 그를 따라간 어머니를 깊이 애도합니다.

 

"졸피뎀 없이는 버틸 수 없었다"던 당신의 고백은, 범죄의 변명이 아니라 살려달라는 처절한 비명이었습니다. 변호사님의 헌신으로 차가운 감옥 문은 열렸지만, 당신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현실의 감옥'이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갈아 넣어 어머니를 지탱해왔던 당신이 떠나자, 단 3일 만에 뒤따르신 어머님. 두 분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뗄 수 없는 하나였습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가난도, 불면증도, 간병의 고통도 없는 곳에서 두 분이 손을 맞잡고 편안한 잠을 주무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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